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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생각은?

훠궈와 샤브샤브 사이, 내가 상상해본 '한중일 믹스 코스'

by Nice Jay 2026. 3. 21.

 

중식이나 일식 메뉴 구성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중식이랑 일식을 먹다 보면 그 흐름이 참 비슷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데, 이걸 하나의 코스처럼 꽉 짜여진 구성으로 묶어보면 꽤 괜찮은 그림이 나올 것 같다. 사실 우리가 흔히 먹는 방식들이 알고 보면 한중일의 식문화가 아주 절묘하게 섞여 있는 셈이다.

먼저 중식 스타일의 구성을 생각해보면 훠궈로 시작하는 게 핵심이다. 백탕이랑 홍탕에 고기를 먼저 촉촉하게 담가 먹으면서 입맛을 돋우는 식으로 출발한다. 그러고 나서 면을 넣는데 이게 또 재미있다. 백탕 국물에 면을 넣으면 담백한 국수가 되고, 홍탕에 면을 담그면 바로 마라탕면이 완성된다. 여기서 끝내면 아쉽다. 남은 진한 국물에 죽을 만들어 먹고, 마지막에 볶음밥으로 든든하게 마무리하는 흐름이다. 이때 일반적인 볶음밥 대신 마파두부밥 같은 메뉴로 변주를 줘서 식사 비중을 확실히 가져가는 것도 방법이다.

일식도 이와 아주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다. 메인은 샤브샤브로 시작해서 고기를 살짝 데쳐 먹다가 우동 면을 투입하는 식이다. 국물에 그대로 넣으면 따뜻한 우동이 되고, 만약 국물을 적게 해서 볶아내면 간장 볶음우동 느낌으로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그 뒤에 죽을 해 먹고 마지막엔 역시 볶음밥으로 끝낸다. 일식에서는 볶음밥 대신 부타동 같은 덮밥류로 마무리 메뉴를 바꿔봐도 흐름이 아주 자연스럽다. 전채요리나 모둠튀김 같은 곁다리 메뉴들이 왜 나오나 싶을 정도로, 오로지 이 고기와 면, 그리고 밥으로 이어지는 메인 코스에만 집중하는 구성이다.

사실 이렇게 고기를 국물에 바로 담가 먹는 방식은 중국의 훠궈나 일본의 샤브샤브가 대표적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식문화를 따져보면 고기를 국물에 이런 식으로 샤브샤브해서 먹는 방식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요즘이야 한국에서도 샤브샤브를 워낙 일상적으로 많이 먹긴 하지만, 그 뿌리를 생각해보면 이웃 나라들 스타일인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진짜 반전은 코스의 마무리다. 면 사리를 넣어서 먹거나, 남은 진한 국물에 죽을 끓이고 마지막에 밥을 볶아 먹는 이 피날레 방식은 지극히 한국적이다. 소위 말하는 K-디저트인 볶음밥 마무리가 여기서 빛을 발한다. 결국 내가 구상해본 이 메뉴들은 메인은 중식과 일식 스타일로 가고, 마무리는 한국식으로 끝장을 보는 아주 독특한 한중일 믹스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볼수록 이런 식당이 어디 있을법하지 않나 싶다. 훠궈나 샤브샤브나 사실 들어가는 기본 재료는 거의 똑같다. 신선한 소고기나 돼지고기 슬라이스, 청경채, 배추, 버섯 같은 각종 채소들, 그리고 면사리랑 죽 만들 쌀알까지. 결국 원재료는 하나로 공유하면서 베이스가 되는 양념만 다르게 가져가는 구조다.

식당 입장에서도 운영 효율이 엄청 좋을 것 같다. 요즘은 예전처럼 양념을 일일이 솥에 끓여서 만드는 시대도 아니고, 퀄리티 좋은 완제품 소스들이 정말 잘 나온다. 중식용 마라 베이스랑 일식용 간장 쯔유 베이스만 구비해두면 재료 하나로 두 가지 컨셉의 코스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재료 회전율은 높이면서 재고 관리는 단순해지니 사장님들 입장에서도 꽤나 매력적인 아이템이지 않을까.

게다가 손님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명확해서 좋다. 고기 담가 먹고 싶은 날, 좀 얼큰하고 자극적인 게 당기면 훠궈로 가는 거고, 좀 깔끔하고 담백하게 먹고 싶으면 샤브샤브를 고르면 된다. 어떤 걸 골라도 면 사리에 죽, 그리고 마지막 볶음밥으로 이어지는 그 든든한 한국식 마무리는 보장되어 있으니 만족도가 낮을 수가 없다.

중식과 일식이 메뉴 이름은 서로 다르지만 고기에서 시작해 면으로 넘어가고, 다시 죽과 밥으로 이어지는 이 탄탄한 빌드업이 묘하게 닮아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전채요리 같은 거 다 걷어내고 식사 메뉴의 비중을 확 키워서, 이 흐름 하나에만 집중하는 식당이 있다면 꽤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다. 한 그릇, 한 냄비 안에서 한중일의 식문화가 다 만나는 이런 조합이 생각보다 꽤 실질적이고 든든한 구성이 될 것 같다.

 

여담이지만 지피티가 그린 메뉴판은 직관적이고 깔끔해서 한눈에 쏙 들어오는 느낌이라면, 제미나이는 실제 식당에 있을 법한 현실적이고 화려한 디테일이 살아 있네.

지피티는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보기 편한 맛이 있고, 제미나이는 왠지 모를 화려함과 실감이 느껴져서 두 모델의 개성 차이가 확연히 보이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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